필자는 한우를 사랑한다. 그래서 집 거실 중앙 벽에는 어미 소가 갓 태어난 아기 소를 사랑스런 눈으로 바라보는 큰 사진이 걸려있다. 필자는 유 년시절 새들이 지저귀고 언덕배기에 매어 놓은 황소의 “음매~”소리를 들으며 시오리 길을 걸어 등교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연과 친구가 되었다. 축산대학을 나와 축산물품질평가원과 한우자조 금 등 한우와 연관된 일을 하게 된 것도 이와 무 관치 않은 것 같다.

필자는 축산물품질평가원 재직 시 1년간 제주 에 근무하면서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에 반해, 쉬 는 날이면 제주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자연이 주 는 교훈을 느끼고 그것을 모아 <올레 오름 한라 산>이라는 책을 냈다. 이 라는 책은 그 책의 개정판으로, 전 책 에서 소개되지 않았던 올레 18코스에서 21코스 까지를 추가했고, 사진을 S펜을 이용해 그린 그 림으로 교체했다. 필자는 늘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갖는다. 노트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서 그것을 이용한 그림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. 이 책은 단순히 제주의 볼거리를 소개하기보다 는 필자가 보고 느낀 것을 쓰고 그린 것이다. 글 과 그림은 그것을 쓴 사람의 얼굴이다. 글 속에 생각이 들어있고, 그림 속에 살아온 삶의 색깔이 녹아있다.

책의 내용 중 올레 13코스 ‘숲 속 음악회로의 초 대’의 내용을 잠깐 소개해본다. ‘들녘 너머로 떠오르는 태양이 여기저기 솟아 있는 크고 작은 오름들의 잠을 깨운다. 숲 속에서는 오월의 아침 을 찬미하는 향기 가득한 감미로운 음악회가 열 린다. 새벽을 알리는 닭의 노랫소리에 뻐꾸기, 꾀꼬리, 꿩, 산비둘기와 이름 모를 새들이 저마 다의 목소리로 동참하면 이에 질세라 개들이 화 합하고, 이어 누렁소가 굵직한 베이스를 넣는다. 그리고 찔레꽃과 아카시아꽃, 구실잣밤나무꽃 등이 내뿜는 향기 속에 연초록 새 옷을 입은 나 무들이 객석에서 행복한 호흡을 하며 어우러진 다. 이 음악회에는 초대권이 없다. 단지 풀잎에 맺혀있는 이슬이 바지자락에 참석허가를 해줄 뿐이다.(이하생략)’

이렇듯 필자의 글은 따스하다. 필자는 문학을 전 공했거나 그림을 별도로 배운 적이 없다. 그렇기 에 필자가 쓴 글과 그림이 주는 느낌은 잘 가공 되지 않은 투박한 질그릇 같다. 어딘지 부족해 보이는 듯해 보이기도 한다. 필자는 말한다. 캠 퍼스와 물감이 없더라도 누구나 자기의 느낌을 즉석에서 표현해 볼 수 있는 스마트시대에 우리 는 살고 있다고…어린이가 그린 그림과 글이 주 는 따스함은 순수함이 주는 감동 때문이라고… 더불어 독자들에게 그러한 삶을 권한다. 필자는 제2의 인생을 자연이 주는 교훈을 배우고 이것 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살고싶다. 그리고 이것을 통해 독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