우영묵 고문은 한우 업계에서 아주 다양한 역할과 중대한 업적을 남긴 것으로 기억된다. 우선 고급육 생산을 선도하는 한우능력평가대회 운영진이었으며 전국한우협회 부회장으 로서 많은 역할을 했다. 원로 초대석 인물로 선정된 우 고문은 기자와도 15년 넘게 알고 지 낸 사이로, 오랜만에 통화를 하고 안성시 일죽면에 있는 농장으로 차를 몰았다. 농장에 도 착해 모자를 쓰고 소나무 전지에 열중인 우 고문을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.

우 고문 : 어서 와, 금방 왔네. 어린 소나무를 심은 건데 이렇게 잘 자라고 있어.

기자 : 한우는 언제부터 사육하신 거에요? 한우산업에서 하신 일에 대해 이야기 좀 해 주세요.

우 고문 : 소를 키운 지는 45년쯤 됐지. 한우 수송아지를 사서 키우기 시작해 일소로 쓰다가, 경운기가 나오고 80년대 들어 비육을 하기 시작했어. 그 당시 한우를 누구보다 더 잘 키워보고 싶은 마음을 먹었고, 노력하다 보니 여러 역할도 맡게 됐지.

기자 : 한우 업계에서 맡아서 하신 일이 어떻게 되나요?

우 고문 : 처음에는 일죽한우 회장을 맡았고 안성마춤한우 회장, 전국한우협회 부회장, 경 기도지 회장, 한우능력평가대회 추진위원장을 했지. 그리고 한우자조금을 만들 때 추진위원장을 맡았고 관리위원회 부위원장으로도 지냈지. 음, 소고기 등급제 와 관련해서도 여러 일을 했고. 그러고 보니 이것저것 많이도 했네.(웃음)

기자 : 농장은 아드님이 관리한다고 들었는데요. 요즘은 뭐하고 계세요?

우 고문 : 농장은 아들한테 물려줬고 아들 일을 조금씩 도와주고 있어. 남는 시간에는 나무 와 꽃, 잔디 가꾸고. 몇 년 전부터는 운동 삼아 혼자 골프 연습도 좀 해.

기자 : 아드님이 잘하고 있겠지만, 그래도 한마디 하신다면요.

우 고문 : 한우의 고기 맛을 최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마블링과 함께 불포화지방산의 비 율을 높이고, 그중에서도 올레인산 등의 함량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 해. 사료에 불포화지방산을 높일 수 있는 원료를 넣거나, 개량을 통해서도 가능하 다고 봐. 불포화지방산 비율이 50% 이상이면 고기를 구워도 육즙이 흘러나오지 않고 맛이 아주 좋지. 요즘 한우가 수출되고 있는데, 장기적으로 꾸준히 좋은 평 가를 받기 위해서는 불포화지방산 비율을 더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.

기자 :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.

우 고문 : 앞으로 10년 정도는 아들을 도와 소 사료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아.(웃음) 요즘 하고 있는 것처럼 나무와 꽃 등으로 농장을 잘 가꾸고 싶어. 그리고 아들이 앞으 로도 계속 개량을 해서 명품한우를 만들었으면 좋겠어. 나무가 자라는 데 끝이 없듯, 한우 개량도 끝이 없다고 생각해.

기자 : 마침 아드님이 오셨네요. 아드님은 어떻게 한우사육을 물려받게 됐나요?

아들 : 어느 날 아버지가 소밥을 주러 가자고 하시길래 따라나섰다가 한우를 키우게 됐 어요. 지금은 한우사육이 천직이라고 생각합니다. 아버지가 40년 넘게 한우를 사 육한 것을 이어받아서 저도 앞으로 한우를 계속 사육하려고요